너무나 당연하지만 식물을 잘 키우려면 관심이 필수다. 그런데 이 당연한 관심을 종종 놓치곤 한다. 마삭줄이 햇볕에 잘 자란다지만 ‘타인의 정원’에 갖다 놓은 후 시름시름 앓기 시작했다. 40km나 먼 거리에 있는지라 날마다 가 볼 수도 없는 노릇. 결국 뜨거운 여름이 시작되기 전에 과수원으로 데리고 왔다.
분갈이를 하면서 포기 나누기도 했다. 적당한 그늘과 햇볕을 먹으며 바람을 쐬니 오색마삭줄은 생기가 돌기 시작했다. 줄기가 뻗기 시작하고 잎도 색을 띠며 하나 둘 늘어나기 시작했다. 헝클어진 줄기는 잘라주었다.
오색마삭줄의 매력은 길게 뻗어가는 줄기와 알록달록한 잎들이다. 여리고 가느다란 줄기가 뻗거나 위로 솟구치는 그 모습 자체만으로도 예술작품을 감상하는 일 못지않다. 그 줄기가 땅에 닿을 무렵 기둥에 걸어면 또 다른 매력을 선사한다.
오색마삭줄 중에 어느 정도 자리를 잡고 ‘그림’이 완성된 걸 다시 ‘타인의 정원’으로 갖다 놓았다. 이번에는 톱밥으로 표면을 덮어줘서 햇볕에 오래 노출되더라도 습기가 좀 더 오래 유지되도록 했다.
다다익선(多多益善)이라. 오색마삭줄의 가지를 친 뒤 꺾꽂이를 한다. 보기만 해도 마음이 포근하니 저축을 해서 돈을 늘려나가는 재미 이상이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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