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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NOON to MOON
식물의 사생활

구기자의 재발견

by 달의궁전 2020. 9. 30.

과수원에서 식물들을 살피고 있는데 갑자기 일손을 멈췄다. 가만 보자, 구기자!!! 4월 말 화분에 삽목한 뒤 금세 잎이 돋아나자 울타리 쪽에 옮겨 심었는데 까마득히 잊고 있었다. 흰동백, 상동나무, 꾸지뽕나무, 돈나무 등 모두 옮겨 심은 줄만 알았는데 말이다.

 

♣ 4월 말 삽목이후 2주만에 싹이 돋아난 구기자

 

 

삽을 들고 서둘러 구기자를 찾아 나섰다. 무성하게 자란 풀들을 헤집으며 구기자를 수색한 끝에 겨우 2개를 발견했다. 하나는 상태가 괜찮은데 다른 하나는 풀들의 텃세에 시달린 흔적이 역력했다. 일단 큰 화분에 옮겨 심었다.

 

 

 

여유를 갖고 구기자를 살펴보면서  안도의 미소가 절로 나왔다. 열매가 몇 개 매달려 있는 게 아닌가. 구기자의 재발견이라! 4월 말 삽목했는데 열매를 보다니 신기할 따름이다.

 

 

 

이튿날 다시 구기자의 상태를 확인하다가 깜짝 놀랐다. 꽃 하나가 피어있었다. 그 뿐만 아니라 꽃이 시들고 열매를 맺는 모습도 포착했다. 주는 건 없는데 받기만 하니 남들이 알까 쑥스럽다. 구기자의 빨간 열매를 머지않아 볼 생각에 마음엔 이미 보름달이 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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