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 오랜만의 비 소식이라 반갑다. 먼저 심은 초당옥수수는 꽃대가 한창 올라오는 중이다. 그런데 바람이 은근히 세게 불어 몇 개가 기울어져 있다. 가뭄은 물이라도 줘서 해소할 수 있지만, 바람은 속수무책이다. 강풍 한방에 거대한 나무도 쓰러지는 일이 흔하니 말이다.
옥수수와 달리 복수박과 미니호박은 바람이 불어도 태평하다. 옆으로 줄기가 뻗어나가는 와중에 수분이 이뤄진 호박은 열매를 달고 있다.
복수박은 호기심 발동으로 모종을 사다 심었는데 꽃도 피우면서 그런대로 잘 자라주고 있다. 수박 열매가 달리긴 달리겠지?
고추도 꽃이 하나 둘 피기 시작하고, 방울토마토는 열매를 달기 시작하고 있다.
지금 먹거리 효자는 단연 상추다. 비빔면을 먹을 때마다 습관처럼 야채들을 넣는데, 오이와 함께 텃밭에서 챙겨온 상추를 듬뿍 넣고 먹는다. 치솟는 물가 때문인지 상추 맛이 달다.
넉넉한 상추와 달리 양상추, 깻잎은 두개씩 자라고 있어 허전하다. 발아가 사실상 실패를 했는데 그 원인을 뒤늦게 감 잡았다. 그래서 다시 파종을 시작했는데 양상추는 절반 넘게 발아를 시작, 마음이 들떠있다.
대파 역시 실패에 가까웠다. 파종 후 한 개만이 살아남아 적잖이 실망을 했다. 그런데 황당한 일이 벌어지고 있다. 혹시나 해서 비파나무 주변에 대파 씨앗을 뿌려놓고 나몰라라 했는데 그곳에서 가느다란 싹들이 올라오는 게 아닌가. 대파에 울고 웃으며 부랴부랴 물도 주고 비료를 주며 뒷북을 치고 있다.
뜨락의 텃밭 분위기를 잡은 건 아마란스다. 붉은 잎들을 거느리고 불쑥불쑥 올라오는 모습이 위엄이 있다. 슈퍼푸드 중 하나로 신(神)이 내린 곡물로 알려져 있다. 수확 망쳐서 신(神)을 울리지는 말아야 할텐데.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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