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봄 풍경은 휑하다. 빠름에 별로 관심이 없다보니 대체로 더디다. 화분에 꽤 많은 식물들이 느리게 조금씩 자라고 있지만, 손을 놓고 있을 수만은 없다. 나무시장을 오가며 눈에 꽂히면 피할 도리가 없다. 때가 된 듯 싶어 어린 묘목들을 좀 구입했다. 내겐 대대적인 투자(?)인 셈이다. 우선 남천 가격이 매우 착해서 10개를 구입하고, 그 중 세 개를 창고 옆 빈 공간에 모아 심었다. 분위기가 한결 화사하다.
창고 벽면에는 담쟁이가 새순을 틔울 준비가 한창이다.
구입한 묘목 중에는 이팝나무, 수사해당, 설중매, 슈퍼오디, 대봉 감나무와 용뽕나무도 있다. 줄기가 용처럼 구불구불 자란다해서 이름이 용뽕나무인데, 많이 자라면 눈요기감으로 아주 좋을 듯하다.
뜨락의 봄을 지배하고 있는 건 광대나물이다. 비록 잡초 취급을 받지만 팔삭 귤나무 주변에 자주색 꽃이 떼 지어 피어있는 풍경은 결코 사소하지 않다.
작년 오일장에서 구입한 어린 단풍나무는 새잎이 열리기 시작하고, 두릅도 이제 막 깨어나고 있다.
식물키우기는 1순위가 늘리는 재미이다. 크로커스도 한 개 구입을 했는데, 구근을 세 개로 나눠 심었는데 꽃이 피었다. 선애기별꽃도 타인의 정원 소나무 밑에 사서 심었는데, 그 중 한 개는 뜨락에서 키워 포기나누기를 할 요량이다.
뜨락에 라벤더가 꽤 있지만, 잉글리쉬라벤더와 피나타라벤더를 구입한 것도 나중에 꺾꽂이를 해서 늘릴 생각이다. 이러다 부자 되면 어떡하지?
정말 부자가 되려는지 왕성하게 자란 램스이어도 포기나누기를 하고, 홍가시나무와 장미, 해국 삽목도 다시 시작했다.
지난해 한라생태숲에서 분양 받은 산수국도 몇 개 삽목을 했는데, 추운 겨울을 잘 이겨내 싹이 올라오기 시작했다.
허브 로즈마리는 화분에 심었다 다시 땅에 옮겨 심었는데 지난 겨울 내내 꽃이 달려 있어 '효자' 노릇을 톡톡히 했다. 화분에 있던 만데빌라도 추운 겨울을 나느라 고생한 흔적이 역력하다. 봄 기운을 듬뿍 받아 화사한 꽃들이 주렁주렁 달리길 기대한다.
봄에 빠질 수 없는 식물, 미스김라일락도 보랏빛 꽃향기에 대한 추억을 불러일으키고 있는 가운데, 그 뒤편에서 싱그러운 잎을 드러낸 접시꽃들이 느긋하게 서 있다. Hey! 접시꽃, 방심하지 마라~ 바로 너 옆에 글라디올러스 구근 9개나 심었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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