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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NOON to MOON
他人의 정원

몇 번째 봄이신가요?

by 달의궁전 2022. 3. 9.

"봄은 영원히 계속되지 않는다. 봄은 1년에 한번 찾아온다. 앞으로 몇 차례의 봄을 맞이할 수 있을까?"  -소로-

 

 

화단은 슬그머니 바쁘다. 무스카리가 보라색 꽃을 피우기 시작하고, 그 옆엔 봄까치꽃이 앙증맞게 얼굴을 내밀고 있다. 봄을 맞이하는 마음도 은근히 부산스럽다.

 

 

 

여기저기 분주히 올라오는 살갈퀴를 손으로 뽑는데, 왜제비꽃도 서둘러 꽃을 피워 '날 좀 보소'하며 살포시 얼굴을 내밀고 있다. 

 

 

 

'참고 견뎌냄'이란 꽃말을 지닌 회양목. 꽃잎도 없이 쪼그만 꽃은 존재감이 없지만, 겨울을 참고 견뎌내어 이른 봄에 꽃을 피운다.

 

 

 

야자수 아래 자연발아한 피라칸타가 제법 크게 자랐다. 다른 곳으로 옮겨 심으려 뽑으려는데 호락호락하지 않다. 뿌리가 다칠 새라 결국 포기! 바로 옆에는 수국의 새잎이 싱그럽게 돋아나고 있다.

 

 

 

이스라지는 자잘한 꽃망울들이 머지않아 터트릴 태세이고, 목련의 겨울눈도 통통하게 부풀어 올랐다. 

 

 

 

뒤늦게 길가 화단에 심은 수선화가 절정을 이루고, '타인의 정원' 마당에 핀 노란 수선화는 밋밋한 화단에 생기를 불어넣고 있다. 

 

 

 

문득 수없이 맞이했던 봄을 떠올렸지만 애매하거나 가물가물하다. 몇 번의 봄이 남았는지 모르지만, 오는 봄들을 모두 뚜렷하게 기억하고 싶다. 물론 계절만이 아닌 마음의 봄도 있으렸다. '늘봄'은 꿈일까? 마음이 봄에 붙들려 있는데 새잎을 하나 둘 펼쳐내는 흑장미가 한마디 건네는 듯하다. "여름에 보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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