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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NOON to MOON
식물의 사생활

베란다는 지금 일신우일신(日新又日新)

by 달의궁전 2019. 3. 29.

 

미세먼지가 오늘도 기승을 부리고 있다. 오후들어 제주만 뿌옇다. 그럼에도 중늙은이가 봄바람이 났는지 베란다를 들락날락거린다. 새잎이 돋아나는지, 꽃대가 올라오는지, 물을 줘야하는 건 아닌지 참 궁금한 것도 많다. 사실 베란다가 좀 복잡해졌다. 나무시장에 구경하러 가면 그냥 오질 못해 뭔가 하나를 사고 온다. 최근에 남천, 와송, 테이블야자를 새 식구로 맞아들였다.

 

 

 

지인 연수원에 갔다가 다육 2개를 챙겨 와서, 키우고 있던 용월과 새로 구입한 와송을 한지붕 아래 모아 놓았다.

 

 

 

자주색달개비도 연수원 인근 길가에 여기저기 자라고 있어 몇 개 챙겨왔는데, 작년에 꽃핀 모습이 아직도 마음 속에 뚜렷히 남아 있다. 요녀석은 일단 장미와 한 방을 쓰게 했다.

 

 

 

남천은 나무시장에서 3,500냥 주고 사왔는데 정성껏 보살펴 붉은 열매도 잘 달리면 좋겠다. 팔손이는 삽목을 했는데 어떻게 자랄지 궁금하다.

 

 

 

맨 처음 구입한 식물들은 각자 나름대로 잘 자라고 있다. 아래 꽃이 주황색인 녀석은 지난주 나무시장에 갔다가 눈에 밣혀 충동구입한 베들레헴 별(오소니갈룸)이다.

 

 

 

무스카리는 꽃대가 5개가 늘어 10개로 풍성해 졌고,

 

 

 

벤쿠버제라늄은 꽃이 시들어 꽃대를 잘랐는데, 새 잎이 부지런히 돋아나며 작지만 울창하다.

 

 

 

눈꽃(이베리스)도 부지런 떨며 꽃잎이 하나둘씩 기지개를 펴고 있는데, 활짝 핀 하얀꽃들은 순수함 그 자체다.

 

 

 

홍콩야자와 빨간 열매를 매단 채 조용하던 자금우도 새 잎이 돋아나고 있고, 2,500냥 주고 영입한 테이블야자도 잘 키워 포기나누기를 하면 재미있을 듯싶다.

 

 

 

그런데 다육식물인 칼랑코에가 뜻밖의 사고를 당했다. 풍성하게 자라 화분이 비좁은듯 해서 포기를 나누려다 그만 꽃대를 자르고 말았다. 마음이 아프지만 결국 10개의 이산가족을 만들고 말았다. 

 

 

 

집 주변에 널려 있는 덩굴식물도 가져다가 실험 중이다. 사위질빵, 인동덩굴, 뱀딸기를 심어 관찰 중이다. 

 

 

 

또 길가에 흙투성이 상태로 처참한 몰골을 하고 있는 털머위가 안쓰러워 데려다 심었다. 물을 주고 바람이 잘 통하는 그늘에 두었더니 오그라들었던 작은 잎이 활짝 펴졌다.  

 

 

 

베란다에선 잎이 지고 돋아나고 꽃이 피고 지고 날마다 분주히 새롭다. 베란다의 봄은 일신우일신(日新又日新)이다. 재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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