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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NOON to MOON
他人의 정원

보리지 꽃이 피었습니다

by 달의궁전 2021. 5. 19.

100일! 기도 이야기가 아니다. 씨앗을 뿌리고 모종을 심어 꽃이 핀 기간이다. 한해살이 식물들이 서둘러 꽃을 피우기 시작했다. 모종을 심을 때만 해도 여유로웠던 화단은 어느새 여백이라곤 찾아보기 힘들어졌다.

 

♧ 팽나무 옆 화단에 캐트민트(왼쪽), 세린데, 루피너스가 자라고 있다

 

 

지중해 식물인 세린데 꽃은 모양이 특이하다. 보라색 종 모양의 꽃이 매달려 있다. 한해살이지만 꽃이 피고 나서 떨어진 씨앗에서 다시 꽃이 핀다니 내년에도 감격적인 상봉이 기대 된다.

 

 

 

세린데 옆 루피너스는 다년생이라서 그런지 아직 꽃 소식이 없지만, 페르시안 캐트민트는 줄기 끝부분에 자그마한 자주색 꽃들이 피어나고 있다. 고양이가 좋아하는 식물로 알려져서 캣닙(Catnip) 혹은 캐트닙으로 부르기도 한단다.

 

 

 

또 다른 한해살이 식물인 보리지. 카나리아 야자수 주변에 모종 10개 정도 심었는데 꽃이 막 올라왔다. 흰털로 덮여 있는데 꽃잎은 5장으로 보라색이다.

 

 

 

그러고 보니 한해살이나 두해살이 식물들이 더 있다. 수레국화도 꽃대가 올라오고, 금으로 만든 술잔 모양의 꽃으로 불리는 금잔화도 하나 둘 피어나고 있다.

 

 

 

5월 막바지로 치닫는 타인의 정원은 풍요로운 화단이 불가피하다. 서양톱풀이 피어나고 스탠더드 장미인 카일라니(white)와 루브르(red)도 조금은 풍성하다. 풍접초와 블루세이지들도 대기 중이다.

 

 

 

먼나무 옆 숙근천인국캐모마일은 세불리기에 불을 지폈다. 그 주변에는 루드베키아, 수레국화가 존재감을 드러낼 시기를 저울질하는 형국이다.

 

 

 

정원 안쪽의 은밀한 긴장과 달리 길가 화단은 차분하다. 샤스타데이지와 꽃무는 정점을 지난 가운데 코스모스와 공작초는 꿋꿋하다. 자리를 못 잡아 아예 화단 밖으로 뛰쳐나온 공작초도 있다.

 

 

 

화단 돌 틈엔 백리향이 잔잔한 향을 내뿜고, 담벼락엔 용월이 꽃이 피고지기를 반복하고, 돌담 앞에 접시꽃이 위풍당당하게 서 있다.

 

 

 

소나무 아래 꽃무가 시들어갈 즈음 패랭이가 꽃을 내밀며 임무교대를 시작했다.

 

 

 

그런데 마음은 온통 덩굴장미에 쏠려있다. 흑장미 앞에 서 있노라면 말문이 막힌다. 내 안의 편견은 어쩔 수 없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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