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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NOON to MOON
他人의 정원

하얀 장미 옆 붉은 찔레

by 달의궁전 2021. 5. 16.

흔히들 계절의 여왕은 5월이요, 5월의 여왕은 장미라 일컫는다. 5월 타인의 정원에 피어나는 장미들은 무난해 보인다. 올해는 병든 잎도 따 주고 천연 살균살충제를 뿌린 덕분인지 아직까진 지난해만큼 흑점병이 위세를 떨치진 못하고 있다.

 

 

 

덩굴시렁 옆에 기댄 흑장미는 이미 서너 개의 꽃이 피어난 데다 일부 꽃망울은 토실토실하니 터지기 일보직전이다.

 

 

 

흑장미 맞은편을 보니 노란 장미가 슬그머니 핀 모양새다. 꽃말 그대로 열정의 흑장미를 질투해서일까 아니면 은밀한 사랑을 나누려는 걸까.

 

 

 

사실 올해 최대의 관심사는 지난 3월에 나무시장에서 구입해 팽나무 인근 화단에 심은 스탠더드 장미다. 1m 정도의 외목대 끝부분에 장미를 접목을 한 카일라니 장미와 루브르 장미 두 종류다. 지지대를 댔지만 바람에 꽤나 시달렸을 만도 한데 꽃봉오리가 올라오고 있다. 먼저 루브르 장미가 붉은 꽃을 막 드러냈고, 카일라니 장미가 하얀 꽃을 선보였다.

 

 

 

두 개의 스탠더드 장미 사이에 붉은 찔레가 앙증맞게 피어나고 있다. 찔레 역시 장미 과에 속하는데 영어 이름이 ‘wild rose’로 들장미로 불린다. 찔레꽃은 거의 흰색을 떠올리지만 제주가 고향인 백난아(본명 오금숙·1927)가 부른 찔레꽃 노랫말에 붉은 찔레가 나온다. “찔레꽃 붉게 피는 남쪽나라 내 고향 / 언덕 위에 초가삼간 그립습니다...”

 

 

 

화단에 가장 먼저 핀 장미는 분홍색이다.  예전부터 있었던 장미라 품종이 뭔지는 잘 모르겠지만 생김새가 예사롭지 않다.

 

 

 

과수원에서 키우다 옮겨 심은 키 작은 장미는 마구마구 피어나고 있다. 올 여름 팽나무 쪽 장미화단이 풍성함을 바라는 건 섣부른 기대일지 모르겠다. 허나 바람에 실린 장미 꽃내음은 어릴적 돌담에 핀 장미의 향수를 불러일으키기엔 부족함이 없다. 그걸로 족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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