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주일 만에 타인의 정원으로 향했다. 이번에는 블루세이지, 램스이어, 수레국화 모종을 챙기고 갔다. 농사처럼 정원 일이란 것도 찾아서 하려면 끝이 없다. 일을 몰아서 하다보면 자칫 재미를 놓칠 수 있어 조금씩 나눠서 한다. 여유를 부릴 수 있고, 뜻하지 않게 아이디어도 덤으로 얻기도 한다.
길가 화단 분위기는 겉보기엔 아무 일 없는 듯하다. 쑥 둘러보는 데 꽃무가 꽃을 피워올리고 있다. 샤스타데이지들은 부쩍 왕성하게 자라고 있다. 봄 화단의 변화를 일으키기에 1주일이면 족함을 보여주고 있다.
길가 화단 맞은편에는 돌단풍이 꽃을 활짝 피워올렸고 수호초도 꽃봉오리가 머지 않아 터질 태세다.
챙겨 온 모종들을 마당 화단으로 옮기는데 매력적인 풍경이 내게 손짓하고 있다. 튤립이 5개 중 4개가 피어났고, 그 앞의 무스카리 꽃은 지난주 보다 보라색이 더욱 선명하다. 팔짱을 낀 채 유심히 바라보는데 아담한 풍경치고는 느낌이 강렬하다.
튤립 꽃들은 맑고 깨끗하면서도 우아하다. 마치 연꽃이 물에서 뭍으로 올라온 듯한 착각이 들 정도다.
튤립 5개 가운데 아직 피지 않은 하나의 꽃은 무슨 색일까? 만에 하나 보라색 꽃이 피어나면 무스카리는 어떤 반응을 보일까. 행여 자신의 꽃말처럼 '실의'에 빠지진 않을까? 아이러니 하게도 보라색 튤립의 꽃말은 '영원한 사랑' 혹은 '영원하지 않은 사랑'이라는 이중적인 의미를 지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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