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 나무시장에 상토를 사러 갔는데 다 떨어졌단다. 모처럼 나선 김에 나무들을 둘러보고 있는데 구석에 다정큼나무들이 심어져 있다. 안 그래도 마음 한 켠에 이미 심어져 있었던 터라, 가격도 착하고 모양도 예뻐 구미가 당겼다. 고민할 것도 없이 하나 구입했으니 꿩 대신 닭이 아니라 닭 대신 꿩이다.
다정큼나무는 특별하지 않다. 5~6월 하얀 꽃을 피우고 가을에 흑자색 열매를 매다는 소탈한 나무다. 그런데 길가에 심어진 아담한 조경수를 볼 때마다 자꾸 끌린다. 후피향나무나 돈나무의 잎처럼 기다란 타원형의 잎들이 오순도순 모여 있는 모습을 보느라면 정겹다. 그러고 보니 다정큼나무의 꽃말은 ‘친밀’이다. 기쁘게도 분갈이를 한 지 3일도 채 안 되었는데 새싹들이 돋아나고 있다. 느낌이 좋다.
아직은 여린 탓에 비바람에 다치지 않을까 조바심이 크다. 내년엔 꽃이 피고 열매가 열릴까? 다정큼나무 이름처럼 다정하게 지내다보면 잘 크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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