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이각시 <十二覺時>
각비각비각(覺非覺非覺)
각무각각각(覺無覺覺覺)
각각비각각(覺覺非覺覺)
기독명진각(豈獨名眞覺)
깨달음은 깨닫는 것도 깨닫지 않는 것도 아니니
깨달을 게 없음을 깨달아 깨달음을 깨닫는 것이네.
깨달음을 깨달았다는 것은 깨달음을 깨달은 게 아니니
어찌 홀로 참깨달음이라 이름하리요. <청매 선사>
“깨달음은 어디 있나요?”
“지금 여기에 있지.”
“지금 여기에는 아무것도 없는데요?”
“그렇겠지. 자네가 지금 여기에 있지 않으니까...”
봄이 스스로 찾아오면 맞이하고, 스스로 돌아가면 보낼 뿐이네.
흐리면 흐린 대로 개면 갠 대로 좋다, 무엇을 사랑하고 또 미워하랴.
(春自往來人送迎 愛憎何事別陰睛)
깨닫고 보니 마음은 절대라서 만물이 마음을 벗어나지 않는다. 온갖 생각이 스스로 갖추고 있는 마음에서 일어나서 마음으로 돌아갈 뿐만 아니라 일체 만물도 마음에서 생겨나서 마음으로 돌아간다. 결국 깨달음이란 세상의 본질이 온통 한마음이라는 사실을 깨닫는 데 있다.
“인연에 따라 만들어진 모든 것은, 꿈, 허깨비, 물거품, 그림자와 같다. 또한 이슬이나 번갯불과 같다(一切有爲法 如夢幻泡影 如露亦如電 應作如是觀 일체유위법 여몽환포영 여로역여전 응작여시관).” <금강경>
“무엇보다 그대는 모든 인연을 쉬고 만사를 그치라. 선과 악, 세간과 출세간, 일체 모든 법을 다 놓아버리고 기억하거나 생각하지 말라. 몸과 마음을 놓아버려 완전히 자유로워야 한다. 마음을 목석같이 하여 입 놀릴 곳 없고 마음 갈 곳이 없어야 한다. 마음의 대지가 텅 비면, 구름장이 열리고 해가 나오듯 지혜의 햇살이 저절로 나타날 것이다.” <백장 스님>
한 제자가 붓다에게 물었다.
“스승이시여! 당신은 무엇을 얻으셨습니까?”
붓다가 웃으며 답했다.
“나는 아무 것도 얻은 것이 없다. 내가 얻은 것은 처음부터 내 중심에 있었던 것이다. 그것은 영원부터 그 자리에 있었다. 다만 나는 그것을 자각하지 못하고 있었을 뿐이다.”
깨닫기를 기다리는 마음은 병 중에 가장 모진 병이다. <대혜 스님>
만약 어떤 이가 정각(正覺)을 보되 해탈하여 모든 번뇌(漏)를 떠나고
온갖 세간에 집착하지 않는 줄로 보면 그는 도안(道眼)을 증득한 것이 아니니라.
만약 어떤 이가 여래는 체상(體相)이 없는 줄 알아서
닦고 익혀 명료(明了)함을 얻으면 그는 바로 부처를 지으리라.
若有見正覺이 解脫離諸漏하고 不著一切世하면 彼非正道眼이니라
若有知如來가 體相無所有하야 修習得明了하면 此人疾作佛이로다 - 화엄경 <광명각품>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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